[04:12.00]정오의 빛에 젖은 너의 눈동자 [04:12.00]그 눈은 나를 지나 하늘을 꿰뚫고 있었지 [04:12.00]나는 그림자처럼 네 옆에서 자라났고 [04:12.00]말 없이 타들어간 줄도 몰랐지 [04:12.00]우산 속 두 명이었지만 [04:12.00]너는 늘 빗소리만 듣고 있었지 [04:12.00]나는 계속 너를 불렀는데 [04:12.00]너의 귀엔 닿지 않았더라 [04:12.00]바람을 핑계로 떨리는 말을 삼키고 [04:12.00]네 표정 속 온기를 해석하던 날들 [04:12.00]한 글자만 네가 꺼냈다면 [04:12.00]나는 우주 끝까지 따라갈 준비였는데 [04:12.00]네 마음은 거기 없었더라 [04:12.00]내 손은 허공에 매달려 있었고 [04:12.00]네 미소는 나를 위한 게 아니었고 [04:12.00]나는 그걸, 이제야 깨달았더라 [04:12.00]발 디딜 곳 없이 무너진 순간 [04:12.00]사랑은 끝난 적도 없는데 [04:12.00]나는 시작도 못 한 채 [04:12.00]혼자 엔딩을 맞았더라 [04:12.00]네가 걷던 골목의 벽돌 색까지 [04:12.00]나는 기억하고 있었는데 [04:12.00]넌 아마 내가 좋아하던 노래 제목도 [04:12.00]한 번도 외워본 적 없겠지 [04:12.00]내가 바란 건 대답이 아니라 [04:12.00]잠깐이라도 머무는 시선이었어 [04:12.00]근데 너는 끝까지 고개를 돌리지 않았고 [04:12.00]그 순간, 내 계절은 멈췄더라 [04:12.00]네 마음은 거기 없었더라 [04:12.00]그곳엔 내가 둘 공간이 없었더라 [04:12.00]무심한 네 말투에 베일 줄 몰랐고 [04:12.00]나는 계속 의미를 붙들었더라 [04:12.00]혼자 쓰고 혼자 읽은 이야기 [04:12.00]너는 단 한 페이지도 몰랐겠지 [04:12.00]끝도 없는 에코처럼 울리던 이름이 [04:12.00]이젠 날 조용히 버리더라 [04:12.00]고백하지 않았지만 [04:12.00]거절당한 것보다 아팠어 [04:12.00]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게 [04:12.00]너에겐 얼마나 편했는지를 [04:12.00]이제는 나도 알아 [04:12.00]그게 너의 방식이었다는 걸 [04:12.00]그리고 그 방식은 [04:12.00]나를 꺼내지도 않고 부수었지 [04:12.00]네 마음은 거기 없었더라 [04:12.00]그래서 나도 나를 거기서 빼냈더라 [04:12.00]모든 감정은 찢긴 채 버려졌고 [04:12.00]난 그 잔해를 껴안고 잠들더라 [04:12.00]사랑이란 말, 이제는 입에 올리지 않기로 [04:12.00]그 단어조차 너를 닮아버려 [04:12.00]기억도, 눈물도, 글자도 [04:12.00]다 너였고, 이제는 나만 남더라 [04:12.00]그래도 언젠가 네가 이 노랠 듣는다면 [04:12.00]그때도 아무 감정 없기를 바래 [04:12.00]그래야 나도 [04:12.00]진짜 끝낼 수 있을 것 같아